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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Book, Film, Game, and Media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국뽕 가득한 킹아메리칸 영화

by 브로페 2016. 6. 27.


일단 말해두자면,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류의 영화감독은 아니다. 생각할 거리를 거의 주지 않고 액션과 CG에만 치중하는 영화를 너무 양산해낸다. 『스타게이트』가 그랬고, 『투모로우』가 그랬으며, 『10,000 B.C.』가 그랬다. SF는 좋아하는 편이고 자주 찾는 편이긴 한데, 똑같은 SF영화여도 여운이 강하게 남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와는 달리, 롤랜드 에머리히의 영화는 영화관 밖으로 나가는 순간 모든 결론이 내려져 있다. 

그럼에도, CG를 활용해 지구를 박살내는 특기는 높이 사줄 만 하다. 뭔가 모를 카타르시스라고 해야 하나. 그의 영화는 하나같이 일단 지구를 박살내는 것부터 시작하니, 일반적인 킬링타임 영화로는 이만한 영화가 없다. 스토리야 오글거리고 앞뒤가 안맞아도 일단 다 부숴버리는 영화도 그 나름의 재미는 있으니까.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도 그런 영화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아니, 이쯤되면 감독이 자기 스타일에 변화를 줄 의지가 없어보인다고 해야 맞겠다. 여지없이 지구는 박살났고, 그 주체는 외계인이었으며, 속편이니 당연히 더 크고 아름다운 우주선을 갖고 왔을 것이고, 당연히 우리의 천조국 킹아메리카, 킹USA가 외계인을 박살낸다. 그냥 뻔하디 뻔할 수 밖에 없는 영화다. 따로 스포할 것도 없다. 어차피 인류는, 미국은, 이기게 되어있으니까.

다만 한 가지 확실하게 느꼈던 것은, 영화산업에서 중국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 내에서는 중국이 꽤 비중있게 나오는데, 다크나이트에서 사기꾼 라우 역할을 맡은 친한이 달기지 사령관으로 나오고, 중국인 미녀 파일럿이 나오는 등, 누구보다 중국을 의식했다고 대놓고 마케팅을 펼친다. 거의 일일연속극에 나오는 PPL 수준으로 대놓고 나와서, 생각을 조금만 해봐도 차이나머니를 의식했음을 알 수 있다. 

킬링타임으로 볼 거 없을 떄 IMAX 3D로 보면 시원한 여름을 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영화를 깊게 보는 사람들에게는 절대 비추하고 싶은 영화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