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짧

언젠가 가보고픈 금단의 세계, 중동

by 브로페 2025. 8. 18.

 세상에는 가보고 싶은 많은 관광지가 있지만, 지리적/경제적/안보적 문제로 인해 쉽게 가기 어려운 곳들이 많다. 지구 반대편의 나라들은 경제적 문제로 인해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쉽지 않고, 어떤 관광지는 지리적으로 험하거나 위험해서 접근하기 쉽지 않고, 어떤 곳들은 전쟁이나 납치, 테러로 인해 입국 자체가 금지되어 있는 곳들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지금 가지 못하는 여행지는,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어떻게든 다녀온 사람들이 더 관심을 받는 이유기도 하겠다.

 이렇게 가볼 수 없는 곳 중에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중동이다.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등 지금도 갈 수 있는 중동 국가는 많은데 무슨 소리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정말 가보고 싶은 중동 국가는 시리아, 이라크와 같은 나라들이다. 지금 이 이름을 꺼내서 여행 가고 싶다고 하면 위험한(?) 사람 취급을 받겠지만, 20년 전 그 비극적인 사건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이라크나 시리아는 영 못 갈 곳은 아니었다고 한다. 시리아는 오히려 내전 이전에는 중동 최고의 치안을 자랑하던 나라라고 한다. 

 이 두 나라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본거지이자 중세 이슬람 문화를 간직한 나라이기도 하다. 인류 최초의 문명 중 하나이자, 이슬람이 당대 최고의 문명으로 번성하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기 때문에, 나같은 역사 덕후들이 환장할 만 하다. 그 중심에 있던 도시들: 바빌론, 바그다드, 다마스커스와 같은 도시의 이름을 듣기만 해도, 그 거리를 걸으며 번성하던 문화를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새록새록 자라난다. 네부카드네자르 왕의 영광, 세계 최대 도시의 융성함, 그리고 살라흐 앗 딘의 명예와 그 이야기들을 현지에서 직접 들어보고 싶달까? 물론 이스탄불이나 메카와 같은 도시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겠지만, 갈 수 없는 금단의 구역이라는 인식이 주는 갈망과 모험심이 더 큰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내가 다녀온 여행지 중에서도 지금은 가기 어려운 곳들이 있다. 러시아가 그러한데, 아마도 우-러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러시아라는 나라를 다시 여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휴, 전쟁 나기 전에 다녀와서 다행이야"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 이기적인 나이기에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그 생각의 연장선에서 지금 일어나는 모든 전쟁과 충돌들이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다른 나라를 방문하고 문화를 주고받으며 우호를 다지는 일은, 경제적으로 서로를 종속시켜 전쟁을 막는 시장경제의 효능 만큼이나 강력하다고 믿는다.

먼 훗날 언제라도 이 두 나라의 국경이 안전하게 전 세계에 활짝 열리는 날,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표를 끊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 아, 여행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