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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Book, Film, Game, and Media

[라이언 영화 후기] 구글어스보다, 생이별의 고통을

by 브로페 2017. 2. 2.

구글어스로 다시 찾은 가족의 이야기

 몇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한 편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어느 날 인도의 한 작은 마을에서 사루라는 이름의 어린 아이가 기차를 잘못 타고 고향에서 1,200km 떨어진 캘커타에 내리게 되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던 아이는 그렇게 고아가 되어 빈민가를 떠돌다 어느 호주인 부부에게 입양되었다. 세월이 흘러 아이는 어른이 되었고, 잃어버린 가족과 고향마을에 대한 향수, 그리고 기억이 생생했던 그는 구글어스와 본인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활용하면서 몇 년간 인도에 있는 고향을 찾아 헤맸고, 마침내 어린 시절 놀던 곳을 찾아낸 그는 곧장 인도로 향해 25년만에 가족과 다시 부둥켜안을 수 있었다. 

 영화 「라이언」의 이야기는 이 실화를 기반으로 한다. 영화는 주인공 사루의 어린 시절, 기차에 올라타게 된 계기, 캘커타에서 고아로 지낸 생활, 호주로 입양되던 순간, 호주에서의 행복한 생활, 어린 시절 생각으로 고뇌하는 주인공, 고향을 찾기 위해 좌절하고 실패하면서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주인공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생이별의 슬픔에 공감하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참 아름다운 한 편의 소설'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는 오히려 이 이야기의 아픈 부분을 더 많이 건드린다. 많은 사람들은 '구글어스'와 과학기술의 대단한 능력에 주목한다. 세상이 참 좋아져서 우리의 과학기술이 인류 삶을 더 낫게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헤어진 가족의 가슴아픈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득 눈을 떠보니 어딘지도 모르는 낯선 곳에 있음을 깨달은 소년의 절규,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야생과도 같은 거리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던 고통, 입양한 양부모님의 남모를 속사정, 기억의 파편을 가지고 어떻게든 집을 찾아내야 한다는 강박감, 그리고 자책감에 시달리는 한 남자의 고뇌까지. 구글어스가 집을 찾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지만, 그 이면에는 사루 브리얼리씨의 피나는 고통이 있었음을 영화를 보고 깨닫게 되었다. 

 나는 가족과 한 번도 강제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고통스럽게 살고 있을 실종아동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모르고 큰 관심을 주지도 않았었다. 영화 「라이언」은 이 세계의 사각지대를 예리하게 파헤친다. 유쾌하지는 않다. 하지만 구글어스의 과학기술에 감탄하기보다는, 현실에서 아직도 일어나고 있을 수많은 실종아동 문제를 더 강조한다. 생이별의 아픔은, 주인공의 뇌리에서 한 순간도 떠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걸 보는 나도, 만약을 가정하면서 같이 슬퍼할 수 있었다.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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