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스타트업 리크루터와의 커피챗 후기

 

💡 딱히 먼저 이직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른 회사 사람들과 종종 커피챗을 가지는 것은 사전에 그 회사를 탐색해 보고 이직과 관련된 여러 가지 판단을 선제적으로 고민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이번 주에는 어느 이커머스 스타트업의 리크루터와 간단한 커피챗을 진행했다.

 

• 커피챗이란?
• 커피챗을 가진다 = 이직각?
• 커피챗 후기 - 어느 버티컬 이커머스 스타트업
• 어떻게 커피챗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커피챗이란?

커피챗은 이직을 준비 중인 사람이나 취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 기업의 직원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이는 일종의 네트워킹 방식으로, 이직을 준비 중인 사람이나 취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 원하는 기업의 내부 정보나 산업 동향 등을 얻을 수 있고, 기업에서는 잠재적인 인재를 발굴하고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커피챗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대화로 짧게 진행된다. 대면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줌 등 화상 미팅 앱이나 유선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이는 기업과 대상자 모두가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대화 주제는 자유롭게 정해질 수 있으나, 기업 내부 정보나 산업 동향, 업무 경험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커피챗은 이직 준비 중인 사람이나 취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커피챗을 가진다 = 이직각?

현재 재직 중인 회사로 이직한 후, 나는 대부분의 리멤버, 원티드 등 대부분의 리크루팅 서비스에서 이직 제안을 닫아둔 상태이다. 잦은 이직은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고, 한 회사에서 무언가를 충분히 배우고 내재화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결정적으로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면, 당분간 이직은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제안이 아예 들어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링크드인 등의 커리어 SNS에서는 심심찮게 리크루터들의 연락이 들어오곤 한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유명한 기업부터, 지구 반대편 해외에 있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기업까지… 이런 경우 리크루터들은 현재 오픈된 포지션에 당신이 적합한 것 같다며, 간단한 커피챗을 먼저 제안한다. 헤드헌터를 통한 이직과 다른 점이 이것인데, 바로 지원서 접수를 들이밀기보다는 짧은 대화를 통해 사전에 라포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지원서 접수를 유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보이기 때문이었을까?
주위 동료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나 얼마 전에 XX 기업 리크루터랑 커피챗했어”라고 말하면 대부분 이직을 생각하는 줄 알고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굳이 당장 이직할 생각이 없더라도 필요한 경우에는 커피챗을 해보는 것이 추후 있을 이직의 판단에 많은 도움이 된다. 기사나 인터넷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해당 업계의 자세한 동향이나, 기업의 구체적인 현황을 들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직할 시기가 닥쳐서 이것저것 알아보는 것보다는, 평소에 두루두루 산업 동향을 파악해 두기 위해 커피챗이라는 기회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커피챗 후기 - 어느 버티컬 이커머스 스타트업

이번주에 어느 국내 버티컬 이커머스 스타트업(이하 A사)과 가벼운 커피챗을 진행했다. 그 전에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 B사와도 커피챗을 진행했던 적이 있어서, A사 리크루터의 커피챗 제안을 부담 없이 수락할 수 있었다. 지난주에 링크드인 DM으로 먼저 연락을 주신 후, 미리 약속을 하고 유선으로 약 15~20분 간 커피챗을 진행했다. 내가 A사에 대해 궁금한 것을 먼저 묻고, 이후 리크루터가 A사에 대해 설명해 주시는 시간으로 짧게 진행했다.
결론적으로 A사의 상황과 이커머스 스타트업 씬의 동향에 대해 작게나마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쿠팡이 상장 이후 규모와 수익성을 모두 잡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구성했듯이, 어느 정도 규모가 갖추어진 (혹은 성장에 한계를 슬슬 느끼기 시작한) 기업들은 슬슬 규모와 더불어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향하고 있는 것 같다. 보통 이런 경우 지출을 줄이는 경우도 흔해서 인력 감축, 혹은 채용 축소 등의 현상이 보이는데, 특이하게도 A사는 채용을 축소하지는 않고 있다고 한다.
또한 조직의 구성과 입사 시 내가 가게 될 포지션의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스쿼드와 챕터로 구성된 조직 형태와, 그 중 채용 중인 데이터 분석가가 어떤 스쿼드에 소속되는지, 최근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도 들어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입사 절차에 대한 설명과, 회사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는지를 들어본 후, 짧지만 알찬 커피챗을 마칠 수 있었다. 소중한 기회를 주신 A사 리크루터 분께 다시 한번 감사함을 표한다.
 

어떻게 커피챗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이직 여부와 상관없이 이렇게 커피챗을 통해 업계의 동향을 들어보는 것은, 특히 지금처럼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이 망설여지는 시기에 더욱 큰 도움이 된다. 내가 주로 확인했던 부분은 아래와 같은데, 이 내용들을 커피챗 이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조금 더 찾아보면서 교차 검증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 회사의 재무 상태

어느 정도 규모가 있거나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기업이라면 굳이 재무 상태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아야 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매출/영업이익/흑자 전환/적자폭 등을 추가적으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그 회사가 앞으로 안정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성공할지 등을 판단해 볼 수 있다. 단, 커피챗으로 구체적인 숫자를 들어보는 것은 쉽지 않을 수도 있으니, 이 부분은 검색을 통해 교차 검증을 해보도록 하자.

• 인사 정책

조직이 일반적인 수직 구조로 되어 있는지, 혹은 챕터/스쿼드와 같이 하이브리드 형태로 되어 있는지도 확인해보고, 그렇다면 그 조직 구조 내에서 내가 맡게 되는 업무에 대해서도 상세히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그 조직에서 최근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했는지,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했으니 재택근무에 대한 회사 정책도 확인해 보면 좋겠다.

• 입사 절차에 대한 구체적 설명

일반적으로 나같은 데이터 분석가의 채용 절차는 꽤 심플하다. 서류전형 → 코딩테스트 → 2~3회 면접을 통해 결정되는 것은 크게 차이가 없는데, 커피챗에서는 이러한 전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파악해 보면 좋다. 면접은 어떤 내용으로 진행되는지, 사전과제 등이 있는지, 면접관은 어떤 사람이 들어오고 그 사람이 핵심적으로 확인할 내용들이 어떤 것들인지 확인해 보자.
 
 
커피챗은, 특히 리크루터들이 제안하는 커피챗은 일종의 영업 전략에 가깝다. 회사를 세일즈하고, 나를 영입하는 영업에 가깝달까? 하지만 영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고, 이직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기보다는 한 번쯤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요즘 같은 시기에 언제 자의적/타의적으로 이직이 결정될지도 모르고, 닥쳐서 준비하기보다는 오랜 시간 조금씩 동향을 파악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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