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주저리] 생애 첫 평가와 피드백,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 직장인들의 연말 평가 결과가 나오는 시즌이다. 어쩌다보니 직장 생활 5년 동안 정식 평가는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다. 올해 처음으로 평가 결과라는 것을 받아보았는데, 더불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피드백까지 받을 수 있었다. 연말 평가를 단순한 연봉 인상과 보너스에 한정해서 생각하기보다, 내 커리어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 어쩌다 보니 첫 평가?
• 회사의 평가제도와 결과를 받기 전 내 심정
• 원온원 미팅을 통한 평과 결과 전달
• 나의 한 해를 정성적으로 평가하자면
• 피드백을 기반으로 액션 플랜을 만들어보자

 

 

어쩌다 보니 첫 평가?

2018년부터 직장 생활을 시작한 나는, 작년까지 회사에서 평가라는 것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신입사원 1년 차 때는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이어서 정식 평가를 받을 기회가 없었고, 2년 차 때는 정규직 전환이 되었기 때문에 역시 구조화된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3년 차에는 본사로 파견 근무를 가는 바람에 원 소속지에서 평가를 받지 못했고, 4년차에는 원소속지에서 본사로, 그리고 또 연말에 다른 자회사로 한 번 더 적을 옮기면서 평가를 받지 못했다.

5년 차인 작년에는, 연중에 이직을 하게 되면서 현 회사에서 6개월 정도 근무를 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나는 연차에 걸맞지 않게 5년만에 첫 정규 평가라는 것을 받게 되었다. 공적서를 회사 기준에 맞게 작성해보고, 내 회사 생활을 돌아보면서 성과를 어떻게든 발굴하려는 경험은 작년 연말이 처음이었다.

 

회사의 평가제도와 결과를 받기 전 내 심정

우리 회사의 평가 시스템은 다른 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알파벳으로 된 몇 가지 등급이 있고, 그 등급들에 일정 비율을 매겨서 평가자를 배치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작년에 이직을 한 후 새로운 회사와 업무들에 적응하는 데,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로직을 이해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소비했기 때문에 솔직히 이번 평가는 크게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다.

이직을 하면서 연봉도 어느 정도 인상이 되었기 때문에 이번 평가 결과에 따른 추가적인 연봉 인상에 대한 기대 역시 크지 않은 편이었다. “꼴지만 면하자, 최하 등급만 면하면 성공이다”라는 생각이었달까? 하지만 그렇다고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회사의 비즈니스를 익히는 데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객관적으로 크게 기대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원온원 미팅을 통한 평과 결과 전달

지난주에 매니저님과 원온원 미팅을 진행을 했고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평가 결과를 손에 안게 되었다. 시스템을 통한 조회가 아니라 대면 미팅을 통한 평가 결과 안내는 뭔가 새로웠다. (평가 자체가 처음이라 새로울 것도 없었지만, 인사팀 출신이라…)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매니저님이 단순히 평가 결과를 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와 함께 했던 지난 한 해의 경험을 같이 공유해 주셨다는 것이다.

나의 회사 적응기, 함께 일하면서 좋았던 점, 혹은 내가 일을 하면서 조금 더 보완해야 될 점 등 전형적인 한 해의 회고 미팅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직장에서 평가를 받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연간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보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이런 경험은 꽤 흥미롭다. 사실 대면으로 평가 결과를 전달하는 것이 썩 불편한 사람들도 있을텐데, 매니저의 역량이란 이런 곳에서 드러나는 것 같다.

 

나의 한 해를 정성적으로 평가하자면

• (Good)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회사와 팀에 잘 적응했음
• (Good) 팀원들과 주위 동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음 (데이터 측면)
• (Needs to improve) 과감한 우선순위 설정이 필요함

내가 받은 정성적인 평가를 한번 살펴보겠다. 우선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비즈니스, 팀과 업무에 꽤 빨리 적응했다고 한다. 사실 이 부분은 나도 조금 의아하다. SCM이라는 비즈니스 영역은 그 자체로도 굉장히 방대하고, 특히 이커머스 기업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조직에 업무가 세분화되어 있다. 스스로는 SCM의 절반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자주 들 때가 있는데,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또 다른 모양인가 보다. 더 많은 영역을 빠르게 이해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

매니저님께서 특히 좋았다고 하신 부분은 팀원들과의 융화였다. 태생이 HR 출신이어서 그랬는지, 나는 첫 직장생활부터 동료들과의 융화에 굉장히 신경을 쓰는 편이었다. 이러한 자세를 이직을 하면서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과 매니저님께서 그것을 인정해주셨다는 점은, 한편으로는 어느 회사를 가든 조직에 무리없이 적응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조금 뿌듯했다.

 

이제 보완할 점으로 넘어가 보자. 사실 잘한 점보다 보완할 점을 바라보는 관점이 아주 중요한데, 모든 평가에서 좋은 점만 인정받았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어떤 직장인도 완벽한 직장인은 없기 때문에, 나의 부족한 점과 보완할 점에 대한 피드백, 그것도 대면하여 듣는 피드백은 매우 중요하다.

내가 보완해야 할 점 중 핵심은 바로 업무 수행에 대한 자세였다. 내가 게으르거나 업무에 소홀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회사의 주요 원칙 중 하나인 과감한 우선순위 설정에 대한 문제이다. 나의 일은 대부분 동료들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그래서인지 가끔 업무 우선순위가 중요도가 아닌, 요청하는 사람의 지위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있다. 즉, 중요한 업무가 있더라도 상사의 요청에 따라 우선순위가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입사 후부터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오긴 했다. 데이터 분석가의 커리어를 고민했을 때, 분석적인 일을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지만, 상사들의 Ad-hoc성 데이터 요청과 같은 일은 쉽게 거부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작년 연말에 공적서를 작성할 때도 이 부분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것은 나의 단점임을 솔직하게 작성하였고, 우선순위를 더 과감하게 결정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기술했다.

매니저님도 공감하셨는지 대면 면담에서도 이 부분을 언급하셨으며, 자신 역시 상사들의 요청에 대해 동일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매니저님이 강조하신 것은, 다름 아닌 "미움받을 용기"였다. 높으신 분들이 계속적으로 요청을 하더라도, 그 요청이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면 우선순위를 정해서 처리할 줄 아는 당당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는 나의 장점 중 하나인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것”과는 일부 상충되는 개념이 있다. 단호한 거절은 필연적으로 아쉬움을 불러오며, 특히 그 대상이 나의 상사라면 나도 더욱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우선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결국 그 상사에게도 도움이 되며, 그 연장선에서 내가 더 인정받는 지름길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성격상 남에게 싫은 소리를 잘 하지 못하는 편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최소한 회사에서만이라도 이 부분을 조금 개선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고,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부분은 다른 것을 조금 뒤로 미루더라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이 덕목이야말로 리더십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이고, 이 부분을 개선해내는 것 만이 나의 커리어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피드백을 기반으로 액션 플랜을 만들어보자

직장생활 첫 평가에서 나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결과를 보였지만, 동시에 보완해야 할 점도 지적받았습니다. 이 피드백을 바탕으로 나만의 액션 플랜을 세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구체적인 계획은 좀 더 고민해봐야 하겠지만, 상사들과 더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자세, 두려워하지 않고 말하는 자세를 기르고 그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내 업무에 대해 주도권, 즉 리더십을 갖는 것이다.

 

 

 

재미있게 보셨다면 공감 버튼 / 댓글 남겨주세요!
컨텐츠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