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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2016 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순례길] 04. 파리 일정 (7.1 - 7.5)

by 브로페 2016. 5. 10.



순례길 일정이라고 해놓고 파리에서 놀 일정부터 짜니까 뭔가 이상해보이지만 기분 탓이다. 당연히 파리 일정부터 먼저 짜야 하는 게, 파리는 순례길 여행의 알파이자 오메가다. 말이 그렇다는거지, 이 모든 여행의 시작과 끝이 바로 파리다. 그리고 순례길이야 딱히 일정이라고 짤 게 없어서, 파리에서 신나게 놀 궁리부터 '당연히' 먼저 해야 되는 거다.

일정 정리하는 건 다양한 툴을 써볼 생각이다. 일단 여행정보 공유서비스 위시빈(WishBeen)에서 꽤 괜찮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시빈을 이용하면 시간 순서로 일정을 정리할 수 있고, 관광 명소 정보를 쉽게 불러올 수 있다. 거기다 개인 블로그같이 짧은 글과 사진도 올릴 수 있어서, 여정을 정리할 때 꽤나 수월할 것 같다. 위시빈은 지나온 이야기들을 정리할 때 큰 도움이 될 서비스니까, 여행 전에는 간단하게 관광 명소 정도만 업로드해두고 일정이 끝날 때마다 정리해놓으면 좋을 것 같다. 우선 위시빈은 만들어두고 차차 정리해가는 걸로. (브로페의 순례길 위시빈 페이지 바로가기)

시간 순서가 아닌 공간의 이동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건 구글 맵스(Google Maps)를 따라올 서비스가 없다고 생각한다. 구글 맵스의 [내 지도] 기능을 이용하면 여행 코스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할 수 있다. 위시빈이 시간 순서라면, 구글 맵스는 공간을 표현할 수 있는 셈이다. 현지에서도 데이터만 통하면 언제든지 루트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정 생성도 크게 어렵지는 않다. 이 분야에 대해서는 많은 블로그에서 설명하고 있으니, 패스하고 넘어가자.

이 두 서비스에, 해외 장기 여행 일정 준비의 전통의 강호 엑셀(Microsoft Excel)이 빠지면 섭하지. 위시빈도, 구글 맵스도, 데이터가 통하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 제대로 준비해가는 엑셀 파일 하나만 있어도, 좀 구식이지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실 엑셀파일 제작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미국 여행과 큐슈 여행을 워드 파일로 준비하면서 피 본게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엑셀을 철저하게 준비할 생각이다.


사용할 툴을 정했으면 그 다음 할 일은 아마도 숙소를 먼저 잡는 것일테다. 숙소는 정말 많은 걸 고려해야 하는데, 나는 크게 위치/청결/비용 이 세 가지를 많이 본다. 위치는 도심(여기서 도심이라 함은 관광 명소가 밀집해 있는 곳을 말한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야 하고, 베드버그가 나타나지 않는 정도의 청결 상태는 보장이 되어야 하며, 성수기 기준 1박에 50,000원 미만의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보통 이런 경우 호텔은 사치이고 호스텔이나 백패커스로 많이 가게 된다. 

숙소 찾는 사이트는 엄청 많다. 부킹닷컴, 호텔스닷컴, 호스텔월드, 호텔스컴바인, 에어비앤비 등 많은 사이트가 있는데, 발품 좀 팔다보면 대략 어느 호스텔이 괜찮은 지를 알 수 있다, 그렇게 5개 정도로 숙소 후보지를 압축해두자. 놀랍게도 구글에서는 이런 사이트들을 한데 모아 가격비교를 해준다! 구글 맵스에서 이 후보들을 검색하고 숙박 일정을 입력하면, 가격비교 창이 하단에 뜬다.

좌측에 보면 가격이 친절하게 비교되어 있는 걸 알 수 있다

비용은 저 중에서 최저가인 곳으로 골라서 예약하면 된다. 비용 이외의 것(청결이라던가, 직원친절도라던가)이 걱정된다면 먼저 다녀온 친구의 추천을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나 역시 아까 말했던 3가지 고려 요소에 더해 친구들의 추천까지 고민해서 숙소를 결정했다. 제너레이터 호스텔 파리(Generator Hostel Paris)라는 곳인데,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유럽 각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호스텔인 것 같았다. 비용도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아서, 4박에 20만원 내로 구할 수 있었다. 도심에서 좀 벗어난 위치는 아쉽지만, 일단 파리는 도심쪽에 값싼 숙소가 별로 없는데다 여기는 교통편이 생각보다 괜찮다고 한다. 

 

아무튼, 숙소를 기준으로 짠 파리에서의 4박 5일 여행 일정은 이렇다. (일정 구글 지도로 보기)

07.01 (금) 인천국제공항 -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 - 파리 북역 - 숙소 - 조르주 퐁피두 센터

금요일은 숙소에서 짐을 풀고, 바로 조르주 퐁피두 센터로 간다. 퐁피두 센터는 다른 박물관과 다르게 밤 늦게까지(무려 밤 10시까지!) 문을 연다고 하니, 숙소에 짐을 풀고 부담없이 출발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밤 늦게 관람이 끝나면 사고를 항상 주의해야 한다.


07.02 (토) 생마르탱 운하 - 바스티유 광장 - 루브르 박물관 - 퐁뇌프 다리 - 콩시에르주리 - 생트 샤펠 성당 - 노트르담 대성당 - 몽파르나스 타워

토요일 일정은 이렇다. 아침 일찍 생마르탱 운하를 따라 걷다가(생각보다 별로면 언제든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바스티유 광장을 지나 루브르 박물을 관람하고, 퐁네프를 건너 콩시에르주리 생샤펠 성당을 관람한 후 노트르담 대성당을 관람한다. 토요일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루브르 박물관과 노트르담 대성당이다. 루브르 박물관 같은 경우, 얼마나 머물러야 할 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대략 4시간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말처럼 될는지... 4시 전에 나올 수 있게 일찍 들어가고, 5시 정도에 노트르담 대성당에 도착하는 걸로. 토요일에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6시 미사가 있다고 한다. 참여할 수 있을까? 노트르담 대성당 관람이 끝나면 바로 몽파르나스 타워로 이동해서 야경을 본다. 시간은 넉넉하다!


07.03 (일) 사크레쾨르 대성당(몽마르뜨 언덕) - 오페라 가르니에 - 튈르리 정원 - 오르세 미술관 - 비라켕 다리 - 마르스 광장 - 에펠탑

일요일은 몽마르뜨 언덕의 사크레쾨르 대성당에서 시작해 오페라 가르니에(오페라의 유령의 배경이 된 그 곳이다)을 관람하고, 튈르리 정원을 지나 오르세 미술관을 관람하며 끝나는 일정이다. 가르니에 궁전은 투어 프로그램이 따로 있다고 하니, 그걸 이용하면 내부까지 잘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랑제리 미술관이 튈르리 정원과 가깝지만 하루에 2개의 박물관에 간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니, 오랑제리 미술관은 다른 날에 가도록 하고, 일요일은 오르세 미술관을 간다(오르세 미술관은 월요일 휴무이다). 밤에는 야경을 보러 마르스 광장으로 이동하는데, 이 때 비라켕 다리(인셉션에 나온 그 다리)를 거쳐 간다. 여차하면 에펠탑을 이 날 볼 수도 있다. 에펠탑을 보는 야경이 아니라, 에펠탑에서의 야경이 예쁘다면...


07.04 (월) 개선문 - 샤요궁 - 트로카데로 - 에펠탑 - 알렉상드르 3세 다리 - 그랑 팔레 & 쁘띠 팔레 - 콩코드 광장 - 오랑제리 미술관

월요일 동선이 제일 길다. 선문에서 샤요궁과 트로카테로를 지나 에펠탑을 관람한 후 그랑팔레와 쁘띠팔레를 지나 콩코드 광장으로 들어가 오랑제리 미술관을 관람한다. 개선문부터 에펠탑까지는 걸을 만한 거리이고, 나머지 관광지도 콩코드 광장 주변에 몰려 있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지는 않다. 특히 그랑팔레와 쁘띠팔레를 슥슥 지나가는 게 관건. 이 날은 미술관 관람이 끝나면 바로 숙소에 들어가서 떠날 준비를 한다. 화요일 새벽에 바로 이동해야 하기 떄문에, 컨디션 관리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07.05 (화) 숙소 - 파리 몽파르나스역 - 바욘행 iDTGV 탑승

화요일은 새벽 일찍 체크아웃한 후 생장피에드포르로 이동해야 한다. 늦어도 7시까지는 몽파르나스 역으로 가야 하니, 5시에 일어나 짐 챙기고 6시에 체크아웃을 해야 한다. 전날 과음은 절대 금물! 기차 놓치면... 답없다.



파리를 여행할 때 필수적인 아이템으로 파리 뮤지엄 패스(Paris Museum Pass)가 있다. 웬만한 명소들을 이 패스로 돌아다닐 수 있는데,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아 하나 사두면 거의 개이득인 수준. 당장 내가 가는 곳만 해도 개선문, 조르주 퐁피두 센터, 콩시에르주리, 루브르 박물관, 노트르담 대성당, 오랑제리 미술관, 오르세 미술관, 생샤펠 성당이 해당된다. 이들 입장료를 생각해보면 뮤지엄패스 하나 사놓는게 훨씬 경제적이다. 국내에서 미리 준비해가는 게 좋다. 소쿠리패스에서 판매하고 있으니 시간에 맞게 구입하자. 소쿠리패스에서 구입하는 패스는 바로 배송이 되지 않고 1달 후에 배송이 되니 미리 사놓아야 한다.

...라고 들었는데, 배송에 3일도 안 걸렸다(...). 당황스럽긴 한데, 일찍 왔으니까 기분은 좋다. 소쿠리패스에서 다른 쿠폰들도 많이많이 넣어 줬다. 문제는, 다 별로 쓸데가 없는 명품관이나 몽쥬약국 쿠폰이라는 거... 안 그래도 빡세게 경비 잡아서 다니는데, 여행 말이라도 쇼핑할 여유는 없을 것 같다. 쿠폰은 진짜 필요한 여행객들한테 나눠줄까. 생각 중이다.

패키지 구성이 짱짱하다. 친절하게 파리 교통지도도 한 부 넣어줬다!

문제의 파리 뮤지엄 패스



사실 파리는 귀국 전날 하루 더 시간이 있어 여유가 좀 있는 편이다. 마레 지구나 베르사유같이 여정 초에 가보지 못한 곳은 그 다음에 가보면 된다! 라지만 그 마지막 하루마저 빡세게 보내기는 싫으니까... 잘 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