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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Book, Film, Game, and Media

[정글북] 아름답고 색달랐던 클래식의 귀환

by 브로페 2016. 6. 27.


언젠가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클래식 애니메이션들을 실사로 리부트시키기 시작했다. 『말레피센트』, 『신데렐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리고 드디어 『정글북』이 개봉했다. "무조건 해피엔딩"이라는 디즈니의 신념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애니메이션들이 실사영화로 바뀌면서 내용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무조건 착하고, 악당은 무조건 나쁘다'는 공식이 깨져버린 것이다. 『말레피센트』의 주인공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아니라, 악한 마법사로 그려졌던 말레피센트였다. 그리고 영화는 꽤 균형감있게 공주와 말레피센트 사이를 넘나들었다.

『정글북』은 사실 『말레피센트』만큼 내용이 많이 바뀌지는 않는다. 다만 내용이 전작 애니메이션에 비해 디테일해졌고, 마냥 유쾌한 정글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정글을 잘 보여준다. 사실 애니메이션의 쉬어-칸은 얼핏 보면 꽤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로 나오는데, 실사영화의 쉬어-칸은 그런 것 없다. 진짜 정글이 어떤지를 더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익숙한 BGM들마저 현실에 맞게 고쳐졌다. 루이왕이 부르는 Wanna Be Like You는 더 웅장해졌고, Bare Necessities는 재즈색으로 바꿔버려 진정한 곰탱이의 삶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맛에, 뻔한 스토리인데도 영화를 찾아보게 된다. 

CG는 정말 수려하다. 모글리 빼고 모든 것이 CG라는 건 아마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영상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영화일 거라고 단언할 수 있다. 정글과 모든 동물들과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부자연스러운 부분을 찾을 수 없다. 

그래도 하나 느낀 게 있다면, 성우들 목소리가 꽤나 원작과 비슷하다는 점? 올드팬들을 위한 배려인지, 그보다 더 어울리는 목소리를 찾을 수 없었는지는 모르지만, 다른 배우들이 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올드팬들을 배려하는 디즈니의 큰 그림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