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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2016 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순례길] 01. 항공권

by 브로페 2016. 4. 25.

초장부터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는 것 같지만 기분탓이야.


지난 몇 년 동안 버킷리스트에 있었던 산티아고 순례길을 드디어 갈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전역한 후로 여행 참 많이 다녔다. 열정 넘치는 미국 캘리포니아도 갔다 왔고, 한겨울의 일본도 다녀왔다. 미세먼지가 그득그득했던 중국도 다녀왔다. 그래도 섣불리 유럽은 갈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바로 돈 때문. 성수기에 유럽을 가려면 경비가 어마어마했으니까. 그런데 올해 초 작은 재단에서 인턴을 하게 되며 얼마간의 여유가 생겼고, 유럽으로 가겠다는 큰 결심을 하게 되었다.


사실 여름에 갈까, 겨울에 갈까, 고민을 참 많이 했다. 겨울에 가자니 학기 사이에 있는 게 맘이 걸렸고, 여름에 가자니 저질체력으로 한여름 800km에 달하는 순례길을 걷는다는 게 선뜻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결론은? 그냥 여름에 가기로 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이판사판으로 가보자 했던 것 같은데, 뭐 후회는 하더라도 스페인땅 밟고 나서 할테니까.


글을 쓰게 되는 건 4월 말이지만 그 전부터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간의 준비과정, 그리고 앞으로 있을 준비과정을 하나씩 포스팅으로 옮겨보려고 한다. 사실 글쓰는 건 젬병이다. 한다고 맘먹고 말아먹은 블로그가 열댓개는 될 거니까. 그래도 이번만큼은, 글로 옮겨야 할 것 같다. 가슴속에서 뭔가 모를 사명감이 불타오르....는 건 아니고, 그래도 이렇게 오래 떠나는 여행이 없기에. 큰 맘먹고 다시 블로그를 오픈했다.


오늘의 주제는, 항공권.

사실 항공권은 단순히 항공권 예약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언제 출발해서 언제 돌아올 건가, 어디에서 출발해서 어디에서 돌아올 건가 하는 건 결국 이번 여행의 빅픽쳐를 구상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 일단 큰그림을 그리고 나면, 그 다음 제일 쉬운 게 항공권 구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항공권은 이렇다. 7월 1일 (금) 파리 in ~ 8월 23일 (화) 파리 out

우선 알아둘 것 하나. 산티아고 순례길은 한갈래 길이 아니다, 스페인 남쪽에서부터 프랑스, 심하면 모스크바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 게 산티아고 순례길이며, 따라서 온 사방에서 출발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길이 다양하다. 그 중 가장 보편적인 길은 프랑스 남부 생-장-피에-드-포르(Saint-Jean-Pied-de-Port)에서 시작해서 순례지인 산티아고 드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에 도착하는 프랑스길(Camino Frances)이다. 나도 프랑스길을 걸을 예정이고, 그러려면 프랑스로 입국하는 게 제일 자연스럽다. 그럼 왜 out도 파리에서 하느냐고? 제일 싸니까(...)

기간은 대략 54일 정도로 잡았다. 통상적으로 프랑스길 순례에는 30~35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20일 넘게 더 일정을 잡은 이유는, 이왕 유럽 갔는데 순례만 하고 오면 아깝지 않냐 하는 생각 떄문. 그래서 이번 여정에는 파리, 바르셀로나, 그리고 로마(바티칸 포함)를 넣을 예정이다. 런던까지 넣고 싶었지만 거기까지는 도저히 일정이 짜이지 않는다. 도시 당 5일 정도로 잡아도 빡빡한데... 더 놀고 싶다면, 방법은 순례길을 더 빠르게 걷는 것 뿐.

항공권은 보통 스카이스캐너같은 곳에서 싸게 구할 수 있는데, 나는 특이하게 이번에는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구했다. 가격은 100만원 언저리. 사실 1회 경유만 해도 30만원 넘게 아낄 수 있었다. 그런데 경유지가 베트남이라면...? 사이공 이런데 경유해서 파리에 가면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일단 체력이 도착하자마자 방전될 것 같다. 아무리 싼게 좋다고 해도 처음부터 몸을 혼란스럽게 하면 나머지 여정이 힘들다(고 생각한다). 항공권은 맘 편하게 직항으로 100만원 언저리에 구할 수 있다. 다만 일찍 예약하기! 정말 저가로 가려면 스카이스캐너가 좋겠지만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직항을 탈 때는 의외로 항공사 홈페이지에서도 좋은 가격에 구할 수 있다는 사실!


항공권 예약내용에 기반해서 다시 일정을 계산해보자면,

파리 - 순례길 - 바르셀로나 - 로마 - 파리 의 일정이 될 것 같다. 세부적으로 어떻게 일정을 배분할지는,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