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챙겨보는 미국드라마 「익스팬스」에서는 화성인과 지구인, 그리고 가상의 소행성 벨트에 거주하는 인간들의 각기 다른 신체능력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거주지의 중력이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이 일품인데, 예를 들면 이렇다. 화성인들은 지구 중력의 1/3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더욱 빠르고 민첩하며, 그것보다 낮은 중력에서 살아가는 소행성 벨트의 사람들은 세대가 지날수록 신체가 지구 중력에 견딜 수 없도록 퇴화된다. 중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마도 달이나 화성 거주를 고려한다면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일 것이다.
영화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는 바로 이 점을 주요 모티브로 삼은 SF 영화이다. 주인공 '가트너'는 우주인 어머니가 지구에서 잉태하였고 태아 시절의 대부분을 무중력 상태의 우주에서 보냈으며 화성에서 태어난, 우주 최초의 화성인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소년이다. 어머니가 임신중독으로 사망하고 난 후 16년간 가트너는 지구에서 철저히 숨겨진 채 화성에서 자란다. 이 영화는 주인공 가트너가 화성을 떠나 지구로 향했을 때 생기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화성인의 몸을 가진 가트너는 지구에서 어떻게 살게 될까?
영화는 단순한 SF적 요소에 하이틴 로맨스를 첨가했다. 화성 소년 가트너는 다른 과학자들 몰래 지구에 있는 '털사'라는 소녀와 소통하고 있었는데, 지구에 오면서 격리장을 빠져나와 털사를 만나러 간다. 그의 신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싶었던 회사에서는 발칵 뒤집히면서 가트너를 추적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털사를 만나게 된 가트너는 그녀와 함께 사진의 아버지를 찾으러 떠나게 된다. 남녀가 함께 떠나는 여행에서 당연하게도 로맨스는 싹트게 되고, 화성인 가트너는 지구인 털사와 깊은 교감을 나누게 된다.
사실 이런 소재는 다른 곳에서 많이 봐오던 플롯이다. 강인한 여자가 세상물정 모르는 남자의 성장을 돕는 시나리오,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던가? 우리나라 드라마 「굿닥터」, 영화 「미녀와 야수」, 「타잔」 등 사실 진부한 소재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SF를 적절히 섞어낸 것이 큰 듯 하다. 보통 이런 플롯의 경우 남자가 어디 하나 모자란 클리셰를 가지고 있는데, 특이하게도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에서는 신체적인 제약을 섞어낸데다 아빠 찾아 삼만리라는 로드트립의 요소까지 넣고 있다. 짬뽕질이 상당히 잘 된 편이다.
물론 지나친 비약들이 종종 보이기는 하는데, 정말 가벼운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가볍게 넘어가도 지장이 없는 수준이다. 기껏해야 여자애가 지나치게 똘똘하다거나, GTA를 현실에서 보여주는데도 너무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들이기 때문에, 하이틴 로맨스에서 볼 수 있는 애교라고 봐두자. SF에도 많은 신경을 쓴 듯 한데, 화성의 경관이나 우주 진입과 같은 장면은 훌륭하게 구현해냈다고 본다. 아무튼 하이틴과 SF라는 두 요소를 훌륭히 버무려낸 점은 칭찬하고 싶은 영화다. 진지한 고찰을 원한다면 그닥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연인과 달달한 분위기를 낼 때 적절한 영화다. 여친 남친 손잡고 보러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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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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