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폰갈이: 갤럭시S23 기본형 구입 및 언박싱 후기

 

  💡 12년이 넘는 스마트폰 생활을 하면서 정작 새 폰을 제때 구입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돈을 아끼기 위해 대부분 성지에서 지원금을 듬뿍 받고 산 올드스쿨 폰이 대부분이었는데, 드디어 그 패턴을 깨고 새 폰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구입하게 되었다. 새롭게 내 동반자가 된 갤럭시S23, 환영해!

 

• 나의 스마트폰 연대기
• 한 폰을 4년동안 붙잡고 있던 이유
• 그러다 결국 갤럭시S23을 선택한 이유
• 배송은 출시 당일 이루어졌다 - 갤럭시S23 언박싱
• 며칠 사용해본 갤럭시S23 후기
• 갤럭시S23 액세서리는 이렇게

 

나의 스마트폰 연대기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스마트폰 전국 시대가 열렸고, 그에 맞춰 나의 스마트폰 생활도 시작되었다. 내 첫 스마트폰은 HTC 디자이어HD였다. 남들이 아이폰4나 갤럭시S를 고를 때, 특이한 UI와 커스텀 롬질이 가능한 대만산 폰을 고른 나도 참 흔한 부류의 인간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군대를 가게 되었고, 휴가를 나와 쓰던 출시된 지 1년이 넘은 삼성 갤럭시S2가 나의 두 번째 폰이었다. 직접 산 것은 아니었고, 아마도 집에 굴러다니던 공폰을 썼던 것 같다.

세 번째 폰은 전역하면서 구입한 LG G2였다. 당시 나름 최신형이었고 (아마도) 전 세계 최초 뒷면 전원 버튼을 탑재하면서 특이한 걸 좋아하는 내 눈을 사로잡았던 것 같다. G2를 한 3년 사용하고 나서 바꾼 네 번째 폰은 LG V20이었다. 이번에는 뒷면에 버튼 + 지문인식이라는 최첨단(?) 기술이 탑재되면서 또 한번 나를 홀렸던 것 같다. 이런 걸 보면 LG의 파격적인 디자인이 꽤나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다섯 번째 폰은 회사에서 거의 공짜로 풀다시피 한 삼성 갤럭시S10 5G 모델이었다. 당시 다니던 회사가 SKT 휴대폰 단말기 유통을 전문으로 하던 회사인데, 매출이 저조했는지 임직원에게 거의 단말기 가격 0원 수준에 풀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저조했다는 매출과는 별개로 기기 자체는 굉장히 좋은 모델이었고 얼마 전까지도 아무 불편함 없이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새롭게 갤럭시S23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쯤, 이 폰은 이미 3년 차를 넘어 4년 차를 향해 가고 있었다.

 

한 폰을 4년동안 붙잡고 있던 이유

타이밍도 타이밍이었지만 사실 2년 약정이 풀린 재작년부터 괜찮은 새 폰이 있는지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아마도 내 첫 번째 타깃은 갤럭시S22였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GOS 이슈부터 온갖 잡음이 끊이지 않던지라 별로 구매하고 싶진 않았다. 사실 갤럭시S10부터 삼성 스마트폰은 뭔가 큰 혁신이 없어 보였다. 애플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두 번째 타깃은 아이폰14였다. 드디어 10년이 넘은 안드로이드 생활을 청산하고 애플 생활을 시작해 볼까 하는 기대감에 조금 부풀어 있었지만, 생각보다 큰 산이 두 개 있었다. 당시 100만 원을 훌쩍 넘긴 높은 가격과, 엄청난 편의성을 자랑하는 삼성페이였다. 그랬다. 삼성페이라는 킬러앱 하나로 나는 이미 애플 생태계로 넘어갈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세 번째 타겟도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쿠팡에서 수입해 온 낫싱 폰원이 그것이었다. 스마트폰 세상에 삼성과 애플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죽어버린 다양성 멸종의 시대에, 영국의 한 스타트업이 만들었다고 하는 낫싱 폰원은 정말 신기한 폰이었다. 물론 신기함에 비해 그다지 쓸모가 많지는 않아 보여 사진 않았지만 (결정적으로 그놈의 삼성페이가 또 지원되지 않았다), LG폰 쓰던 시절의 갬성이 남아있는 나에겐 꽤 매력적인 폰이긴 했다.

 

그러다 결국 갤럭시S23을 선택한 이유

왼쪽부터 갤럭시S23 기본형 - 플러스 - 울트라 순이다.

새로운 갤럭시S23 시리즈는 여러모로 내 눈을 사로잡기 충분한 조건들이 많았다. 간단히 생각해 봐도 대략 아래 세 가지 이유 때문에 구입을 결정하게 된 것 같다.

해소된 GOS 이슈

아마도 내 위시리스트에 가장 근접했던 폰이 갤럭시S22였을텐데, 그 폰을 구입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가 바로 GOS 이슈였다. 하지만 갤럭시S23 시리즈는 삼성 엑시노스 칩이 아닌 TSMC산 칩을 사용하면서 해당 이슈가 사라졌고, 그렇기 때문에 구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알뜰폰을 사용하자 자급제도 고려 대상이 되었다

약 2달 전부터 기존 SKT 요금제를 해지하고 알뜰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SKT만 사용하면서 높은 요금에 부담을 느껴 폰을 바꾸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더 선택지가 많은 알뜰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자급제라는 옵션도 고려해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자급제를 구입한다면 큰 금액을 한 번에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으나...

충분히 낮은 가격

삼성 계열사에 다니는 동생 찬스를 십분 활용하여 이번 갤럭시S23을 추가로 할인받아 구매할 수 있었다. 거기다가 중고폰 판매가 활성화되어 기존 갤럭시S10 5G 모델을 처분하는 것만으로도 비용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0만 원대의 최신 삼성 플래그십 모델이라면, 사지 않을 이유가 없지!

생각보다 괜찮았던 사용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폰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꼼꼼히 점검하고 싶었다.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옆 건물의 삼성모바일스토어에서 갤럭시S23의 세 모델(기본형, 플러스, 그리고 울트라)을 꼼꼼히 만져보았다. 비싼 가격으로 인해 울트라는 애초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고, 플러스와 기본형을 주로 비교했다. 생각보다 크기 차이도 많이 나지 않고, 화면이 작기 때문에 타자 입력 시에 오타율이 훨씬 많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작은 폰이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갤럭시S10 5G는 울트라에 필적하는 사이즈를 자랑한다. 그만큼 크고 무겁다.

 

배송은 출시 당일 이루어졌다 - 갤럭시S23 언박싱

처음에는 쿠팡을 통해 구입할까 생각했지만 동생 찬스의 가격이 상상 이상으로 좋았기 때문에 삼성 계열사 패밀리몰을 통해 구입했고, 출시일인 2월 14일에 맞추어 폰이 바로 배송되었다. 공교롭게도 이 날 출근이 예정되어 있어 하루종일 심장이 쫄깃쫄깃했는데, 경비실에 맡겨달라고 하긴 했지만 상당히 고가품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혹시나 누가 훔쳐가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칼퇴하고 바로 집에 달려가고 싶었으나 하필이면 그날 야근까지 하고 퇴근해서 밤 9시나 되어야 폰을 받아볼 수 있었다.

투박한 쇼핑백에 담겨 오는 것이 최신 플래그십 갤럭시S23일 줄이야

다행인지 겉면에 삼성 로고가 그려진 것을 제외하고는 갤럭시S23인 것을 아무도 모르게 쇼핑백으로 포장해 놓았다. 센스쟁이 삼성전자가 택배로 보낼 때의 도난 방지도 다 고려해 주었을 것으로 믿는다.

생각보다 많이 얇은 갤럭시S23 박스

원래는 크림색을 사고 싶었는데, 실제로 만져보고 결정하려고 며칠 구입을 미루었더니 그새 크림색이 품절돼버렸다. 울며 겨자 먹기로 그린색을 샀지만, 뒷면을 얼마나 보겠어? 라고 생각하며 언박싱을 시작한다.

이젠 언박싱에 더 이상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

언박싱의 두근두근함은 씰을 뜯을 때 극대화된다. 칼이나 가위가 아닌 손으로도 씰을 뜯을 수 있어 설렘이 배가 되는 것 같다.

박스, 폰, 그리고 끝.

박스를 열면 아주… 단출한 구성품이 등장한다. 다음 사진에서 볼 수 있지만, 유심 핀, C타입 케이블, 간단한 설명서, 그리고 단말기가 끝이다. 충전기는 집에 있던 것을 그대로 쓰면 그만이긴 하지만, 삼성전자도 살기 정말 팍팍해졌나보다.

이걸 구성품이라고 넣어준거냐

 

단말기 뒷면부터 보자. 카메라가 3개 달려있고, 기본/망원/광각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 모듈이 툭 튀어나와서 조금 거슬리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케이스를 입히면 해결될 것 같다. 뒷면도 유리로 되어있는데, 뭔가 무광의 유리가 하나 덮여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지문은 잘 묻지 않는 것으로 보아 지문방지필름과 유사한 느낌이 있는데, 아래쪽의 삼성 로고만 재질이 달라 손으로 훑으면 한번 걸린다. 케이스 없이 사용할 때는 조금 거슬리던 부분이었다.

전면에는 검은 필름이 하나 붙어있는데, 이것을 떼면 이제 갤럭시S23 생활 시작이다. 아이폰의 M자 탈모형 카메라 노치와는 다르게 전면 카메라 부분만 디스플레이가 뚫려있는 형태다. 갤럭시S10 5G를 사용하고 있던 나에게, 이 전면 카메라의 얼굴인식 기능은 정말 신세계였다.

폰 오른쪽에 전원 버튼과 음량 조절 버튼이 함께 위치해 있다. 갤럭시S10 5G에서는 우측에 전원 버튼, 좌측에 음량 버튼과 빅스비 호출 버튼이 있어서 한동안 이 버튼의 위치를 익히는 데 조금 애를 먹긴 했다. 자급제 폰이라 그런지 화면을 켤 때도 쓸데없는 통신사 로고가 보이지 않는 것도 아주 좋았다.

 

며칠 사용해본 갤럭시S23 후기

구입 시점으로부터 후기 작성 시점까지 약 일주일이 지났다. 생각보다 좋은 점들도 많고, 아직 적응해야 하는 부분들도 있어 이것들을 한번 정리해보려 한다.

120Hz 주사율의 신세계

기존 폰에서 60Hz 주사율로 화면을 보다가 120Hz로 바꾸고 보니 이건 아이폰이 따로 없다. 화면이 부드럽게 넘겨지는 것만으로도 이미 새 폰을 산 느낌이 충만해진다.

우와 아이폰같이 생겼네요?

세팅하고 회사에 가져가자마자 주위의 반응은 전부 “아이폰같이 생겼다!”, “예쁘다!”였다. 삼성에겐 꽤나 씁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예쁘다는데 싫어할 이유는 없다.

충전이 왜 이렇게 빨라?

갤럭시S23의 충전 속도는 분명히 갤럭시S10 5G의 속도와 크게 다르지 않은 25W인데, 실제로 충전해보면 훨씬 더 빠르게 100% 충전이 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처음엔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갤럭시S23의 배터리 용량이 갤럭시S10 5G보다 훨씬 적어서 그런 듯 하다. 그래도 총 사용시간은 오히려 늘어난 것 같다. 보통 풀충전한 상태에서 출근 후 퇴근 시에 갤럭시S10 5G는 40% 정도 남곤 했는데, 갤럭시S23은 60% 정도 남고 있다.

은근히 따땃한 발열 현상

새 폰 세팅을 마치고 게임을 조금 돌리는데, 한 15~20분 정도 돌리니 은근히 뒷면이 따뜻해져 온다. 아직 겨울이라 이 발열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차피 게임을 그다지 많이 돌리진 않으니 여름까지는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단,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볼 때는 발열은 거의 없는 편이다.

작은 화면의 장점 - 오타가 잘 안 난다

남자라면 큰 폰이지! 하면서 갤럭시S10 5G를 쓰면서 이상하게 오타가 많이 늘었다. 적응하고 살았다고는 하지만 항상 신경이 쓰이고 있었는데, 확실히 작은 폰이라 그런지 오타가 덜 나는 편이다. 사실 한 번에 울트라급 사이즈에서 기본형 사이즈로 넘어오는 것이 조금 걱정되었는데, 타자 입력 면에서는 내 손의 크기에 딱 맞는 사이즈 같다.

작은 화면의 단점 - 글씨가 잘 안 보인다

하지만 작은 화면에도 단점은 있었으니, 기존의 큰 폰과 동일한 크기로 폰트와 화면을 설정하다 보니 유튜브에서 트위치 하이라이트와 같은 영상을 보면 채팅창 글씨가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물론 해상도를 높이면 그럭저럭 잘 보이는 편이기는 하다. 하지만 알뜰폰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인해 집 밖에서 LTE로 영상을 보면 720p 정도로 재생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흐린 눈으로 영상을 보고 지나쳐버리고는 한다.

카메라는 좋아졌는데, 카툭튀는 좀 거슬리네

카메라 화소 수가 늘어나면서 화질이 한층 선명해졌다. 갤럭시S23 울트라의 2억 화소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일상 속에서 사진 찍을 때는 충분히 좋아진 것 같다. 다만 케이스가 없을 때 카메라 모듈이 툭 튀어나오는 바람에 책상 바닥에 놓을 때도 괜히 스크래치가 날까 조마조마하다. 이 부분은 후술할 케이스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갤럭시S23 액세서리는 이렇게

새 폰을 샀다면 액세서리도 같이 구입해줘야 하는데, 갤럭시S23에 온통 정신이 팔린 나머지 액세서리를 미리 구입하지 못해서 한 나흘 정도는 풀커버를 갖추지 못하고 조마조마하게 들고 다녀야만 했다. 결국 케이스와 보호 필름을 따로 구입했는데, 착용감도 괜찮은 것들이라 소개하려 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팔레트 컬러 와펜 휴대폰 케이스 (쿠팡 바로가기)

크림색 갤럭시S23을 가지고 싶었으나 품절로 인해 구하지 못했다면, 크림색 폰케이스를 씌우면 그만이다. 이 케이스는 뒷면을 완전히 크림색으로 덮어버리기 때문에 본판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3개의 카메라를 완전히 감싹는 형태로 덮어주기 때문에 나는 크림색 갤럭시S23을 산 것이나 다름없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더불어 툭 튀어나온 카메라 모듈을 두께 면에서도 감싸주어서 흠집 방지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단, 갤럭시S23 크림색과 완벽히 똑같은 크림색은 아니다. 구매처에서는 스톤베이지 색이라고 한다.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으니 주의!)

신지모루 스크래치 복원 고광택 코팅 풀커버 휴대폰 액정보호필름 (쿠팡 바로가기)

원래라면 삼성 정품 보호필름을 붙이는 것이 맞겠으나, 언젠가부터 삼성전자에서 보호필름을 붙여주지 않고 단말기를 출고한다고 한다. 아마도 고릴라 글라스를 사용하면서 흠집이나 충격에 자신이 있는 모양인데, 정작 소비자인 나는 자신이 없다. 어쨌든 그런 이유로 삼성전자 정품 보호필름을 구하기 힘든 데다 서비스센터도 꽤 멀리 위치했기 때문에 쿠팡에서 신지모루 보호필름을 구입해서 부착했다. 기본형 필름을 구입했는데 플러스 필름이 도착해서 한번 소동이 있기는 했지만, 지금은 잘 붙여서 돈값하는 중이다.

 

아무튼, 드디어 3년 반의 S10 생활을 청산하고 갤럭시S23으로 넘어간다.
그동안 나의 동반자가 되어줬던 S10에게 감사하며, 너는 마지막으로 민팃에서 다시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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