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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Book, Film, Game, and Media

[얼라이드 영화 후기] 마지막까지 알 수 없었다 (스포X)

by 브로페 2017. 1. 11.

 영화 「얼라이드(Allied)」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프랑스령 모로코에 스파이로 잠입한 캐나다 공군 장교 맥스(브래드 피트)는 현지 스파이인 메리앤(마리옹 꼬띠야르)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료한 후, 둘은 결혼하여 런던에 정착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정보국에서 갑자기 매리앤이 독일 스파이라는 정황을 포착한다. 고뇌에 빠진 맥스는 여러 경로를 통해 메리엔의 뒷조사를 하게 되고, 정보국은 그럴수록 메리앤을 점점 조여오게 된다.

  흔한 스파이 영화인데, 생각보다 잔잔하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같이 중후하지는 않지만,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만큼 가볍지도 않다. '전쟁'과 '가족' 이 두 키워드가 녹아있어서 그런걸까? 복잡한 추리를 요하지도 않고, 오히려 영화 초반부터 복선을 너무 대놓고 주는 느낌이다. 쉽게 이해하라는 제작진의 배려일텐데, 그래서 오히려 더 어중간하게 느껴진다. 다만 그렇다고 흥미가 떨어지지는 않는 선이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오히려 너무 어려워서 보기 어려운 영화였으니까. 이에 비하면 「얼라이드」는 그냥 가족영화 보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한 가지 재미있는 건, 복선도 주고 정황도 주는데, 정말 영화 후반부까지 메리앤이 독일 스파이인지 아닌지를 모르겠다는 것. 대본이 탄탄해서 그런건지, 작중 상황이 그렇게 유도하는지, 마리옹 꼬띠야르가 연기를 잘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꽤 혼란스럽다. 정말 저 여자가 피도 눈물도 없는 악질 독일 스파이인지, 정말 억울하고 선량한 프랑스인 레지스탕스 출신 한 가정의 어머니인지, 그 결말은 영화 끝에 가서야만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얼라이드」는 오히려 더 잔잔하면서 흥미진진한 영화가 된다.

 배우들 이야기를 안 할수가 없는데, 마리옹 꼬띠야르가 불어를 한다! 같은 날 봤던 「어쌔신 크리드」에서 마리옹의 연기는 맞지 않는 옷을 입는 느낌이었는데(너무 젋은 역할을 소화하려고 해서였을까), 프랑스인을 연기하는 마리옹 꼬띠야르(프랑스인이다)는 상당히 괜찮다. 당장 스파이라고 의심받는 메리앤 역할을 소화하는데 마지막까지 메리앤의 진짜 의도가 모를 정도였으니까. 문제는 브래드 피트다. 아무리 맥스 역할에 몰입해서 보려고 해도, 자꾸만 「머니볼」의 빌리빈이 생각난다. 맥스의 말투나, 정보부에 출근하는 장면이나, 소소한 먹방(브래드 피트의 아이콘 중 하나가 하정우 저리가라 하는 먹방이다)을 소화하는 장면이 자꾸 빌리빈을 연상케 해서 오히려 집중을 못할 지경이다. 그와 별개로 연기가 좋기는 한데, 그 기믹 좀 어디 갖다 버릴 순 없나...


총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