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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북] 아름답고 색달랐던 클래식의 귀환 언젠가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클래식 애니메이션들을 실사로 리부트시키기 시작했다. 『말레피센트』, 『신데렐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리고 드디어 『정글북』이 개봉했다. "무조건 해피엔딩"이라는 디즈니의 신념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애니메이션들이 실사영화로 바뀌면서 내용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무조건 착하고, 악당은 무조건 나쁘다'는 공식이 깨져버린 것이다. 『말레피센트』의 주인공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아니라, 악한 마법사로 그려졌던 말레피센트였다. 그리고 영화는 꽤 균형감있게 공주와 말레피센트 사이를 넘나들었다.『정글북』은 사실 『말레피센트』만큼 내용이 많이 바뀌지는 않는다. 다만 내용이 전작 애니메이션에 비해 디테일해졌고, 마냥 유쾌한 정글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2016. 6. 27.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국뽕 가득한 킹아메리칸 영화 일단 말해두자면,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류의 영화감독은 아니다. 생각할 거리를 거의 주지 않고 액션과 CG에만 치중하는 영화를 너무 양산해낸다. 『스타게이트』가 그랬고, 『투모로우』가 그랬으며, 『10,000 B.C.』가 그랬다. SF는 좋아하는 편이고 자주 찾는 편이긴 한데, 똑같은 SF영화여도 여운이 강하게 남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와는 달리, 롤랜드 에머리히의 영화는 영화관 밖으로 나가는 순간 모든 결론이 내려져 있다. 그럼에도, CG를 활용해 지구를 박살내는 특기는 높이 사줄 만 하다. 뭔가 모를 카타르시스라고 해야 하나. 그의 영화는 하나같이 일단 지구를 박살내는 것부터 시작하니, 일반적인 킬링타임 영화로는 이만한 영화가 없다. 스토리야 오글거리고 앞뒤가 안맞아도 일단 다 부숴.. 2016. 6. 27.
[아가씨] 아름다운 막장 사기극 사실 박찬욱의 영화를 잘 알지는 못한다. 기껏 챙겨본 게 『올드보이』나 『박쥐』, 『설국열차』 정도였을 뿐이다. 이 영화도 사실 처음 들었을 떄는,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 동성애 영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도 울림을 주는 영화는 솔직히 아니다. 어른들의 유희를 담은 오락영화의 느낌이었달까.스토리는 사기로 뒤덮여있다. 하정우가, 김민희가, 김태리가, 서로 속고 속인다. 긴박하지는 않지만, 해학적이면서도 아름답다. 사기에 로맨스가 겹쳐지니, 그렇게 보이는 걸까. 사랑을 이용한 사기극. 테마를 참 잘 잡았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치정극으로 끝나지 않는 건, 동성애 코드가 있어서 그런 걸까.이 영화에서 울림을 주는 한 가지는 음악이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아는 들판의 도주씬에서 .. 2016. 6. 26.
[곡성]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이야기 원래 공포영화를 잘 보지 못하는 편이다. 어느 정도냐면, 마지막으로 영화관에서 본 공포영화가... 2003년에 개봉한 여고괴담 3: 여우계단이었을 정도니까. 간간이 공포영화를 보기는 봤다. 그래도, 그 어두컴컴한 영화관에서 공포영화를 보는 상상을 하면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깜짝깜짝 놀래키는 소리와 영상, 정말 별로였다.몇 주 전, 곡성이 개봉했다. 20세기 폭스가 배급했다길래, "오 뭐 엄청나게 무섭나보지? 그럼 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눈도 닫고 귀도 닫았다. 그런데 이 영화, 심상치 않았다. 연일 늘어나는 관중수와 인터넷에서 떠도는 무시무시한 스포일러들 때문에 온통 곡성으로 난리였다. 곡성 군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될 정도였다고 하니까,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어떤 .. 2016. 6. 7.
[엑스맨: 아포칼립스] 킬링타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내가 봐 왔던 영화에 대해 후기를 남기는 글이지만, 이번 엑스맨만큼 느낀점을 찾기 힘든 영화도 드물 것 같다. 영화는 그냥 킬링타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고, 스토리도 왠지 엉성하게 진행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2000년대에 나왔던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들은 그나마 어떤 주제의식이라도 조금이나마 담겨있었다면, 이번 편은 그냥 떄리고 박고 부수는 영화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 같다.기존의 엑스맨 영화는 인간과 뮤턴트간의 갈등을 중점적으로 그리면서, '프로페서 X'라 불리는 찰스 자비에의 신념인 '다양성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이념을 보여주려 했었다. 기존 시리즈에서는 크게 3개 집단이 서로 갈등하는데, 찰스 자비에(프로페서 X)로 대표되는, 세상과 공존하려는 돌연변이 집단과, 에릭 랜셔(매.. 2016. 6. 5.
오랜만에 빅이슈: 3권을 통째로 산 어느 호갱의 이야기 비록 '청년 기간제'의 다른 말인 인턴이긴 하지만 어쨌든 나는 강남으로 매일 출근을 한다. 출근 루트도 단순하다. 집에서 나와 마을버스를 타고 왕십리역으로, 왕십리역에서 분당선을 타고 선릉역으로, 선릉역에서 버스를 타고 회사까지. 사실 집에서 회사앞까지 가는 버스가 있긴 한데, 출근시간에 강남가는 버스는 타는 게 아니라고 배워서 그냥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 빅이슈가 이슈였을 때부터 나는 노숙자들의 잡지판매가 꽤 괜찮은 자립모델이라고 생각했고, 그 때문에 빅판(빅이슈 판매원)을 보면 항상 주저없이 잡지를 사는 편이다. 일부러 빅판을 찾아서 사지는 않지만, 일단 눈에 빅판이 보이면 주저없이 한 권 사기는 한다. 생각보다 5,000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컨텐츠는 알찬 편!인턴으로 일하고 나서 첫 한두달은 선릉역.. 2016. 5. 28.
[산티아고 순례길] 04. 파리 일정 (7.1 - 7.5) 순례길 일정이라고 해놓고 파리에서 놀 일정부터 짜니까 뭔가 이상해보이지만 기분 탓이다. 당연히 파리 일정부터 먼저 짜야 하는 게, 파리는 순례길 여행의 알파이자 오메가다. 말이 그렇다는거지, 이 모든 여행의 시작과 끝이 바로 파리다. 그리고 순례길이야 딱히 일정이라고 짤 게 없어서, 파리에서 신나게 놀 궁리부터 '당연히' 먼저 해야 되는 거다.일정 정리하는 건 다양한 툴을 써볼 생각이다. 일단 여행정보 공유서비스 위시빈(WishBeen)에서 꽤 괜찮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시빈을 이용하면 시간 순서로 일정을 정리할 수 있고, 관광 명소 정보를 쉽게 불러올 수 있다. 거기다 개인 블로그같이 짧은 글과 사진도 올릴 수 있어서, 여정을 정리할 때 꽤나 수월할 것 같다. 위시빈은 지나온 이야기들을 정리할 .. 2016. 5. 10.
[산티아고 순례길] 03. 국제 결제수단 마련하기 해외 나갈 때마다 마련해야 하는 국제 결제수단. 사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게 딱 있으면 너무나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게 잘 없다. 미국이나 호주를 갈 때는 씨티은행(citibank) 계좌를 사용했다. 현지에도 씨티은행이 있으니까. 그런데 유럽은 영국이나 동유럽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씨티은행 계좌를 사용할 수가 없어, 이번에 어떻게든 새로 만들어야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나은행 비바카드를 만들어간다. 해외에서 사용할 떄 수수료 혜택이 좋기 때문이다. 요즘은 거의 유럽 나갈 떄 대세인 카드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하나 VIVA G 체크카드와 VIVA 2 체크카드 2개를 만들어가기로 했다.1. 비바 2 플래티늄 체크카드 (출처: 하나비바카드 홈페이지 - 하나비바플래티늄체크카드)우선 비바2 플래.. 2016.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