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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정보] 2017년 2월 지극히 주관적으로 가볼만한 전시회 모음 전시회에 가지 않은 것도 퍽 오래된 일이다. 마지막 전시회/미술관 관람이 작년 7월 파리에서 갔던 오랑주리 미술관이니까, 근 6개월 간 전시회를 가지 않았던 셈이다. 전시회라는 것, 역동적으로 뭔가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사실 어렵고 따분하다. 그저 조용한 데이트코스 정도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기본적으로 따분하다는 말에는 공감하지만, 조금 다른 측면에서 전시회를 많이 찾으려고 한다. 전시회는 그 자체로 영감을 주는 공간이다. 작품 하나하나를 보면서 미친듯이 사색하고 생각 하나하나를 정립하라는 뜻이 아니다. 그냥 가볍게 둘러보면서, 가끔씩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진이나 작품, 미술품을 보면서 기억에 남겨두면 나중에 어딘가에서 떠오를 때가 있다. 샤넬전에 가서 샤넬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 2017. 2. 6.
[요즘 꽃힌 노래] Really Slow Motion - Reborn (영화음악/예고편음악) 내가 예고편 음악을 상당히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예고편의 특성상 다른 음악들에 비해 짧으면서도 기승전결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후렴구를 두번 세번 반복해서 들려주면서 가사에 뜻을 집중하려는 보통의 노래들보다, 한 번을 듣더라도 가사가 없더라도 임팩트 있게 마음을 울리는 노래가 그래서 좋다. 문제는, 예고편 음악은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찾아듣기가 많이 어렵다는 것. 이번 노래도 기승전결이 뚜렷한 예고편 음악이다. 올 3월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 디즈니 실사영화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의 메인 예고편에 쓰인 노래인데, 나도 처음 들어본 Really Slow Motion이라는 작곡가 그룹이 만든 Reborn이라는 노래다. 이름 그대로, 미녀와 야수의 예전 OST를.. 2017. 2. 5.
[일본/오사카 2박3일 여행] 06 술과 함께 저녁을 (오코노미야끼/타코야끼) 오카루: 도라에몽과 오코노미야끼의 콜라보 라운드원에서 땀 좀 흘리고 나니까 다시 밥 생각이 간절해진다. 마침 밤이 되고 했으니까, 생맥주 한 잔과 같이 먹을 수 있는 저녁식사가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문득 집에서 많이 부쳐먹던 오코노미야끼가 생각나서 바로 검색을 해보니까, 마요네즈로 몹쓸 장난을 치는 오코노미야끼집이 있다고 한다. 마침 바로 골목 뒷편이라 거리도 가까운 편이다. 「오카루」라는 선술집은, 역시 유명세답게 도착하자마자 대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야 했다. 한 30분쯤 기다리고 있으면 종업원이 안으로 안내해준다.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 혼자 4인석을 점거하고 있자니 미안하긴 한데, 그래도 어쩌겠어. 억울하면 일찍 와야지. 오코노미야끼 한 판이랑 나마비루(생맥주) 한.. 2017. 2. 5.
[요즘 꽃힌 노래] 알바로 솔레르 Alvaro Solver - 소피아 Sofia (라틴팝/외국음악) 스페인어를 배운 지 근 1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아직 스페인어는 어렵다. 부분부분 단어 정도만 들리고 문장이 통째로 들리는 건 아직도 어렵다. 그리고 학교에 곧 다시 돌아가면 스페인어를 접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예전에 영어를 배우던 방법처럼, 스페인어도 미디어를 이용해서 배워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참고로 학원에서는 나보고 뽀로로를 스페인어로 보라고 했다) 마침 듣고 있는 컴필레이션 앨범 BRAVO HITS 94에 스페인어로 된 노래가 실렸다.「알바로 솔레르(Alvaro Soler)」라는 가수의 「소피아(Sofia)」라는 노래다. 라틴팝이라는 장르라는데, 나는 예전부터 라틴계열 노래에 대한 편견이 좀 있는 편이었다. 약간 인도풍의 노래, 뽕짝같은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해서 크게 찾지 .. 2017. 2. 4.
[일본/오사카 2박3일 여행] 05 잠시 쉴 때 하면 좋은 것들 (거리음식/라운드원) 맛있는 스트리트 디저트를 찾아서 부타동까지 먹고 나니 이젠 정말 배가 부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안 먹을 수는 없고(...), 조금 덜 포만감을 주는 음식을 찾아서 다시 도톤보리로 돌아왔다. 본격적으로 디저트를 찾아나서는 브로페. 그런데 아까 먹었던 파블로 치즈타르트같은 음식을 찾자니 가격이 맘에 걸린다. 양도 양인지라,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거리의 디저트를 찾아나서기로 한다. 일본도 분명 가볍게 파는 거리음식이 있을거잖아? 메론빵 아이스크림 오사카의 명물 간식 중 하나로 유명한 당고가 있긴 하다. 간장 떡꼬치같은 건데, 이게 길에 그냥 채일 정도로 많이 보인다. 하지만 떡은 또 하나의 끼니. 잘못 먹었다가 진짜 배터질 수 있을 것 같아 당고는 일단 패스(별로 맛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푸.. 2017. 2. 4.
[일본/오사카 2박3일 여행] 04 구로몬 시장, 또 하나의 먹자골목 (와규/부타동) 일본의 시장 음식은 어떨까? 아침식사를 끝낸 시간이 오후 2시. 아니, 점심먹을 시간이 지났잖아(...)! 하고 급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아침배는 아침배고, 점심은 점심만의 위장이 따로 있다. 그게 바로 먹방 여행자의 숙명이다. 늦은 아침을 먹었다고 절대 점심을 걸러서는 안 된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겨우 24시간밖에 남아있지 않다. 도톤보리에도 먹을 것이 많지만, 한번 눈을 돌려 시장으로 가볼까 한다. 짧은 거리지만 소화도 할 겸, 일본의 시장음식은 어떨지 구경도 할 겸, 발길을 오사카 최고의 식자재 시장인 구로몬 시장으로 옮긴다. 19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는데, 우리나라 광장시장이랑 비슷한 느낌일까? 음식은 또 어떨까? 구로몬 시장은 도톤보리에 인접해 있으며, 도톤보리 중심으로부터 도보로.. 2017. 2. 3.
[컨택트 영화 후기] 상식을 비틀면 SF수작이 된다 (스포O) 첫인상이 항상 옳은 건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뻔할 것 같았다. 이런 식의 SF영화를 한두편 본 게 아니기 때문에, 분명히 내가 생각하는대로 결말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흔한 시나리오 있잖아. 아무 말 없는 외계인이 뜬금없이 등장해서 아무 짓 안하고 있다가 지구인이 선빵 날려서 역공 당하고, 결국 누군가가 희생해서 어찌저찌 중재되는, 그런 시나리오를 사실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평이 좋다. 도대체 저런 뻔한 플롯에서 어떤 신선함이 보인다는 건지, 로튼토마토 지수마저 94% 신선함이다. 아무리 상영 초반이라도 이렇게 반응이 좋을 수가 없는데, 뭐지? 나도 모르게 일단 예매부터 하고 본다. 로그원 이후로 SF영화를 본 적도 없으니, 오랜만에 시간이나 죽일까 하고 영화관을 찾았다. 그리고 .. 2017. 2. 2.
[라이언 영화 후기] 구글어스보다, 생이별의 고통을 구글어스로 다시 찾은 가족의 이야기 몇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한 편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어느 날 인도의 한 작은 마을에서 사루라는 이름의 어린 아이가 기차를 잘못 타고 고향에서 1,200km 떨어진 캘커타에 내리게 되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던 아이는 그렇게 고아가 되어 빈민가를 떠돌다 어느 호주인 부부에게 입양되었다. 세월이 흘러 아이는 어른이 되었고, 잃어버린 가족과 고향마을에 대한 향수, 그리고 기억이 생생했던 그는 구글어스와 본인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활용하면서 몇 년간 인도에 있는 고향을 찾아 헤맸고, 마침내 어린 시절 놀던 곳을 찾아낸 그는 곧장 인도로 향해 25년만에 가족과 다시 부둥켜안을 수 있었다. 영화 「라이언」의 이야기는 이 실화를 기반으로 한다. 영화는 주인공 사루의 어린.. 2017. 2. 2.